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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도

[세계일주 113일차] 2014.12.11 인도/함피에서 뭄바이 - 여행자 버스




뭄바이로 가는 버스나 기차는 호스펫에만 있기 때문에


우린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오자 마자 릭샤를 잡아타고 호스펫으로 향했다

(호스펫까지 100루피)










소들에겐 약간 미안하지만 이 동네 소들 너무 징그럽게 생겼다 ㅋㅋ





호스펫 도착.





우린 호스펫에 내리자 마자 여행사를 찾아 다녔고


뭄바이까지 가는 슬리핑버스 표를 1인당 1600루피(29000원)에 구매했다.


기차 2A 와 맞먹는 가격이지만 오늘은 편하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버스가 오는 시간인 저녁 7시만 기다리며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160루피=2900원.



릭샤꾼에게 KFC가 주변에 있냐고 하자 데려다 준다고 했고 우린 30루피를 줬다.


내린곳은 KFC 짝퉁 BFC.


그리고 그 건물 안에는 비밀통로처럼 생긴곳이 있었고 


그 안으로 들어가자 고급 레스토랑 같은곳이 있었다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았지만


우리가 밥을 다 먹고 앉아있자 자꾸 나가라고 눈치를 주는 듯 했다











탈리 

60루피(950원)



여행사에도 마땅히 앉을만한 곳이 없었고 그나마 괜찮은 고급식당은 자꾸 눈치를 줘서


8시간정도를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만 했다.



여행사 앞에 갔을때는 


저녁7시 50분이 되어서야 버스가 도착했고


버스는 생각보다 더 좋았다





승차감도 괜찮았고 누울자리도 넓었다.



1시간쯤 지났을 무렵,


나는 가만히 누워 


'오늘은 편하게 가는구나, 이 차는 엔진소리도 좋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차가 갑자기 도로 밖 흙길 쪽으로 쏠리더니 쇠 갈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타이어가 터져서 휠이 긁혔다고 생각했고 차가 멈추자 마자 내려서 확인했다




???



타이어가 터진게 아니라 휠타이어가 통째로 날아간 거였다.


휠너트 정비를 안한것도 문제지만 안쪽을 보니 바퀴를 지탱해주는 부분 한쪽이


이미 부러져 있어서 언제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아무리 인도라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했다ㅋㅋ


산길이었으면 어쩔뻔...



운전기사는 우리의 랜턴을 빌려 타이어를 찾아온 뒤


몇시간동안 휠너트만 찾아다니고 있었다 ㅋㅋ







우리 상식으로는 늦더라도 다른 버스가 오는게 맞지만 


인도에서 일 처리가 그렇게 잘 될리 없다


현지인 승객들은 신고해야 한다며 우릴 포함한 열 댓명을 


버스뒤에 세워두곤 동영상을 찍었고




"사고가 생겼는데 버스회사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해주지 않고 있다"




같은 말을 반복했다ㅋㅋ


내 옆에서 미소짓고 있던 이스라엘 여자 두명은 카메라가 자기쪽으로 오자 


정색을 하며 콜록거려 아픈척을 했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웃지말고 너두 해'  라고 눈짓 했다 


심각하고 너무 피곤한 상황인데 나는 사람들이 이러고 있는게 너무 웃겨


웃음만 나왔다




몇 시간이 더 흐르자 현지인들은 앞으로 어쩔 계획인지를 상의하면서 여자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여자라고 해 봐야 현지인 두명과 이스라엘 여자 두 명 이었지만


우리도 약자인 외국인인데 이사람들의 포커스는 그냥 '여자'다 ㅋㅋ


사회적 약자여서 이기도 하고,

 

특히 외국인 여자들에겐


다른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어서 이기도 하다.



인도 남자들 몇 명이 여자들에게


나중에 어떻게 어떻게 할건데 그 동안 저 어디에 가서 따듯한 차나 음식을 먹고 있겠느냐는 등의


호의지만 불필요한 제안을 했고 여자들은 당연히 그냥 여기에서 같이 있겠다고 했다


인도 남자 중 한명은 그 구실로 말을 꺼낸 김에 


"나중에 나한테 연락해" 등의


희망섞인 농담을 이스라엘 여자들에게 던져댔다




얼마 뒤 부품 몇개를 찾아 온 버스기사와 그 조수는 


바퀴를 끼워 볼려는지 작기(자키)를 가져와 기울어진 부분을 띄워 올렸다.


어느정도 뜬 이후로는 진전이 없어 보였는데 기사의 조수는


계속 자키를 띄웠다 내렸다를 반복했다


그러다 자키와 차체가 밀려서 어긋났는지 


띄워올렸던 자키가 넘어졌고 버스는 당연히 한 쪽으로 넘어왔다.


안그래도 버스가 흙길로 기울어져 있었고 


자키를 띄워올린 곳도 그 기울어져 있는쪽이라 불안불안했는데


자키가 갑자기 넘어져 내가 버스를 쳐다 봤을때는 


버스가 내 쪽으로 넘어지고 있는것 같았다.


나는 살려고 뛰어 도망쳤고 그러다 넘어져서 양쪽 무릎과 손등이 긁혀 피가났다


넘어진건지 내가 마지막에 점프를 한건지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ㅋㅋ


이스라엘 여자 두명은 이미 십미터는 도망 가 있었다


다행히 버스는 넘어오지 않은 채 반동으로 제자리를 찾았고 조수는 또 자키를 올렸다 ㅋㅋ


그리고 나는 다시는 기울어진 쪽으로 가지 않았다




한국이었으면 이런 상황에 우리가 이렇게 넋 놓고 있을 일도,


저렇게 위험한 각도에서 자키를 올릴일도 없었을텐데,


피곤하고 서러운데 팔다리엔 피까지 나니까 이 모든 상황이 원망스러웠다





사고가 난지 네 시간만인


밤 12시 반쯤.


너무 피곤한 나는 그냥 다 포기하고 


여전히 자키를 띄워올리고 있는 버스 안으로 들어가 누워 잠들었다 





 


오늘의 지출




버스비 3200루피 - 호스펫에서 뭄바이까지 1인당 1600x2


릭샤 30루피 - 호스펫에서 돌아다닐때


릭샤 100루피 - 함피에서 호스펫까지


물 20 루피


점심 640루피 - 식사 160x2 아이스크림 70x2 음료 40x2 사이드 100


저녁 164루피 - 탈리 60x2 음료 17x2 팁 20




총 4154루피 ( 1인당 2077루피 = 35998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