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시.
21시간만에 자이뿌르에서 알라하밧에 도착했다.
도착 예정시간보다 한참 늦은 시각이었지만
여기선 기차의 도착시간도, 소요시간도 늘 바뀌기 때문에 마음을 비웠다
아직 웃을수 있다는게 신기했지만 내린게 기쁜거 인 듯
우린 알라하밧 역에서 뿌리로 가는 열차를 알아봤지만
뿌리로 가려면 갈아타야 되거나 저녁 티켓 밖에 없는 듯 했고
일단은 빨리 쉬고싶은 마음에 결국 바라나시에 가기로 결정했다.
바라나시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고
이미 이른 새벽이라 슬리퍼클래스를 끊기도 뭐해서 고민끝에 제네럴 클래스티켓을 샀다
(알라하밧에서 바라나시까지 제네럴 클래스 1인당 55루피= 1000원)
예약 없이도 아무때나 살 수 있는 이 일반석(입석)에 대해서는
만나는 외국인들이나 심지어는 인도인들에게도 하드코어라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고
우리가 표를 살때에도 역무원 아저씨들이 웃었던걸 봐서
타기 전부터 걱정만 앞선 상태였다 ㅋㅋ
제네럴 클래스
앉을자리도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며 올라탔는데
시간때문인지 지역때문인지 우리가 탈 당시에는 생각보다 북적대지 않았고
우린 곧 바로 2층의 짐칸에 올라가 앉았다ㅋㅋ
더럽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었는데
처음 올라타서 든 생각은 생각보다 말끔해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
천천히 사람들이 몰려 들면서 느낀건
슬리퍼 클래스에 있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거 였다.
여기가 일반석 이라곤 하지만 꼬리칸이나 마찬가지인만큼
개인의 공간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데다가 화장실이나 세면대는 구역질이 날 정도로 더러웠고
사람들은 그 세면대에서 양치질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대신 한 의자에 네 다섯명이 엉겨붙은채로 잡상인들과 많은 거래가 오가는 모습은
훨씬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듯 했다.
어찌 되었든 유쾌한 곳은 아니었고 나는 경험삼아 탄다는 생각을 하면서
힘들더라도 두시간 정도만 버티면 되는줄 알고 있었는데
바라나시까지는 네시간이 넘게 걸렸고 이미 탄 이상 참는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다른사람들보다 우리가 먼저 타서 2층의 짐칸에 앉을수 있었고
그게 의자가 아니여서 자리는 불편했지만 마음은 편할 수 있엇다는 거다.
바라나시
오전 9시.
바라나시에 도착해 릭샤를 잡아타고 고돌리아로 갔다
바라나시는 우리가 처음 네팔에서 인도로 국경을 넘어 왔을때
인도에서의 첫 방문도시 였고 분명 매력이 있는 도시는 맞지만 다시 오고 싶진 않았다
그건 샘도 마찬가지였는지
여행자 구역 주변의 호객꾼들이 다가올때마다 기겁을 하며 빨리 여기서 벗어나자고 했다
바뀐건 추워진 날씨와 그것때문에 사람들의 옷이 두꺼워진 것 밖에 없는 것 같았다
가트주변으로 온 뒤
방을 찾다보니 샘과 의견이 맞지 않아 우린 세시간 이상 돌아 다니게 되었고
결국은 셋 다 만족할만 한 곳으로 잡게 되었다
샨티 게스트하우스
세명이라며 800루피를 불렀던 방인데 깎아서 600루피.
뜨거운 물도 잘 나오고 와이파이도 잘 되고 깨끗했다.
우린 몇 일간 기차에서 더럽혀진 옷과 몸을 씻고
낮잠을 늘어지게 잔 뒤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탈리
탈리 맛집. 고돌리아 바로 옆. 70루피=1200원
저녁은 샘을 따라 사람들이 북적이는 식당에 가서 먹었다
이 집 탈리가 맛있었던 것과 내 입맛이 바뀐게 더해져서 한식보다 더 잘 먹었던 것 같다
고수도 잘게 들어가 있는데 부담스럽지 않았고 식사가 끝나면 디저트로 스위트도 준다 ㅋㅋ
오늘은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이틀 뒤 출발하는 첸나이행 티켓을 샀다.
인도기차를 한번 더 타야되긴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목적지의 티켓을 사고나니
여길 벗어난다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고
샘과 보내는 시간도, 인도에서의 시간도 끝나 가는 듯 했다
오늘의 지출
저녁 250루피 - 탈리 70x3 음료 3
목캔디 40루피
휴지 20루피
담배 260루피 - 130x2
슈퍼 45루피 - 음료 35 세제 10
아침 185루피 - 식사 80, 75 음료 15x2
짜이 60루피 - 20x3
뚝뚝 50루피
기차표 100루피 - 1인당 55x2 (샘이 10루피 내줌)
숙박비 400루피 - 600루피짜리 방 1인당 200x2
총 1410루피 ( 1인당 705루피 = 1242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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