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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도

[세계일주 126~127일차] 2014.12.24~12.25 인도/자이뿌르에서 알라하바드 - 기차




12월 24일




이틀만에 체크아웃을 하고 나온 우리는 아침을 먹고


기차역으로 바로 향했다




탈리

60루피=1000원





티켓에는 오후 3시 기차로 되어있었고 

(자이뿌르에서 알라하밧까지 슬리퍼클래스 딱깔 535루피=9200원) 


우리는 몇시간 안 남았다는 생각에 연착은 없는지 확인하러 간거 였는데


역시나...연착이라고 했다.


한 두시간도 아니고 10시간 연착예정.


새벽 한시에나 도착할거란 직원아저씨의 말을 듣고 우린 어쩔 수 없이 역밖으로 나와


시간을 떼울곳을 찾았다







어제 갔었던 MI 로드에 가기로 하고 버스 탐.









어디를갈까 하던 우리는 그나마 시간떼우기 좋아보이는 맥도날드로 갔다


거기서 밥을 먹고 두 세시간 뒤에 나온 우리는 다시 역전으로 왔고


샘은 크리스마스 이븐데 크리스마스를 기차에서 보내더라도 


와인 한 잔은 마셔줘야 되는거 아니냐며


기차에 와인을 숨겨 들어가자고 했다 ㅋㅋ





우리는 어중간하게 알콜이 들어가면 머리만 아프니 


알아서 하라고 했는데 샘은 인도와인까지도 몇 만원에 파는걸 보곤 금새 포기했다 ㅋㅋ











이래도 저래도 시간은 가지 않고 기차역 대기실, 식당 등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우리는 밤 11시쯤 되었을때 역으로 다시 들어갔다


외국인 전용창구로 가서 새벽 1시에 도착하는거 맞냐고 물으니 


2시간이 더 연착됐다며 새벽 3시는 되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헛웃음만 나왔지만 기다릴 수 밖에 없으니... 대기실을 찾아갔다


연착도 연착이지만 우리가 웨이팅룸으로 갔을때 티켓을 검사하는 아저씨가


사람들의 표를 열심히 체크중이었다 ㅋㅋ


아까도 체크는 없었고 우리가 2A나 3A를 타고 다닐땐 그렇게 검사를 안하더니 


오늘은 연착 때문인지.. 제대로 걸린 듯 했다


물론 하위클래스 웨이팅룸으로 갈수도 있지만... 


너무 사람이 많고 더러워서 별로 가고싶지 않았다ㅋㅋ


밖으로 나온 우리는 체커아저씨가 정신이 팔려있는 틈을 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른사람들의 발도 다들 묶였는지 빈 자리는 한군데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우린 샘이 들고다니는 비닐을 바닥에 깔고 자리를 잡았다








12월 25일




새벽 두 시 쯤 되었을때 방송에서 우리 기차 번호를 말하는게 들렸다.


열 네시간이 지연됐니 어쩌니...


우린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다시 외국인 창구로 갔고 아저씨는


더 지연된게 맞다며 빨라야 새벽 다섯시에 기차가 도착할 것 같다고 했다 ㅋㅋ


이래서 인도 기차는 정말 타기 싫다...근데 또 주 이동수단이 기차니 안 탈수도 없다 ㅋㅋ


우린 아침부터 돌아다녀 너무 피곤한 상태였는데 기차까지 자꾸 지연되니


내가 지금 뭐하는짓인가...하는 생각만 들었다 ㅋㅋ



메리 크리스마스

노숙자들ㅋㅋ




인도에 처음 왔을때 


'우리에게도 다양한 경험들이 생기면 재밌겠다'는 생각정도는 해본적이 있는데


참 진짜 어디선가 들어본것과 비슷한 경험은 말할것도 없고


듣도보도 못한 상황들까지 인도에서 생길 수 있는 이벤트는


다 일어나는 것 같다




새벽 다섯시쯤 되었을 때 방송이 다시 나왔다 


"기차 번호 XXXXX 16시간 지연됐음..."


나는 잠든 형과 샘을 놔두고 외국인 창구로 다시 갔고


이번에는 더 이상의 연착 없이 7시에 기차가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이 쯤 되니 도착한다는 말도 그냥 반갑기만 했다








아침 일곱시가 되었을때 기차는 정확히 도착했고 


그 맘때쯤 다른 기차들도 몇분 간격으로 도착했다.


나는 기차에 탄 것도 감사해하며 그대로 잠들었는데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ㅋㅋ


기차가 달릴때마다 열차의 창문이나 틈사이로 찬 바람이 들어왔는데


우린 추위에 전혀 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진 만큼 현지인들 까지도 두꺼운 겨울옷에 바닥에까는 시트, 털담요까지


다들 준비를 철저히 해 왔고 샘은 침낭이라도 있었지만 


우리는 인도에서 산 천원짜리 얇은 담요가 다였다 ㅋㅋ


그 담요는 반 투명이나 다름 없어 바람이 잘 들어오는데


자다가 추워서 열번 이상 깬 나는 가방에서 있는 옷을 다 꺼내서 껴 입었고


그래도 발가락은 보호할 방법이 없어서 몸을 베베 꼬면서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잠은 못자서 피곤한데 추워서 자기는 힘들고...


그러다 보니 밤이 되었고 나는 몸이 으슬으슬해서 다시 잘 자신이 없어


일어나 앉은채로 몸을 감쌌다.


거기다 기차는 16시간 연착된것도 모자라 달리는 속도도 평소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지


분명 도착할시간이 되었는데도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샘과 눈이 마주칠때면 이틀간 이러고있는게 너무 어이가 없어서


서로 허탈하게 웃기만 했다ㅋㅋ



또 오늘은 이상하게도 


평소에 그렇게 "베지 브리야니 치킨 비리야니~"를 외치고 다니던


아저씨도, 다른 음식들을 파는 아저씨도 보이지 않았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먹어서 뭐라도 먹으려고 역에 도착할때마다 나가봤지만


음식을 파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나는 진짜 '누군가 나를 시험하고있다' 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ㅋㅋ




결국 어제부터 밤을 새우고 아침에 기차에 탄 뒤로 


꼬박 하루동안 밥 한끼, 물 한모금도 먹지 못한 채 추운 기차에서 하루가 지나갔고


그때까지도 나는 담요를 쓰고 떨면서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완벽한 크리스마스 였다

 






12월 24일 지출




기차표 1070루피 - 자이뿌르에서 알라하밧 슬리퍼딱깔 1인당 535x2


담배 100루피


저녁 160루피 - 탈리 60x2 음료 20x2


점심 384루피 - 맥도날드


슈퍼 150루피 - 초콜렛 10x10 물,음료 50


슈퍼 30루피 - 물 15x2


스윗 80루피 - 스윗 2가지 30x2 음료 20


아침 150루피 - 탈리 60x2 음료 30




총 2124루피 ( 1인당 1062루피 = 18581원 )





12월 25일 지출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