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에서는 터키로 바로 오는 버스가 없어서 조지아를 거쳐서 오게 되었다.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터키국경까지는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지만 우리 목적지인 이스탄불까지는
버스로 20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미리 먹을것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우리의 안일한 생각이 화를 불렀다.
시간이 늦어도 잠은 오지 않고 음료수로 배를 채우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거기다 그 흔한 휴게소 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아르메니아에서 느꼈던 허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굶주렸고, 절약이고 뭐고 음식파는 곳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국경을 지났을 때 개개인의 출입국 절차 때문에 한 동안 쉬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그때 메람이라는 친구가 다가왔다.
메람은 크로캅을 닮은 잘생긴 조지아 청년이다. 터키에서 물건을 떼오는 게 본업인 메람은 이스탄불까지 가는 이 장거리버스를 타는 것이 종종 있는 일이라고 했다. 러시아어, 조지아어, 터키어, 영어를 구사하며 버스에서 우리 통역을 맡아주기도 했었는데 쉬는시간이 되자 할머니가 싸주신 음식을 같이 먹자며 다가왔다.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가 먼저 다가와 같이 밥을 먹자고 하니 이렇게 반가울 수 없었고 조지아 가정식과도 같은 치즈, 계란, 빵 등의 조합은 어느 음식점에서 사먹었던 것 보다 맛있었다.
이스탄불에 도착한 우리는 미리 예약된 숙소로 몸을 옮겼다.
상대적으로 비싼 터키 물가 때문에 숙소의 시설은 노후되었고 열 댓명이 함께 자는 방이었다.
내가 본 많은 터키 사람들은 서양인의 앞모습과 몽골리안의 뒷모습을 가졌던 것 같다.
터키는 생각보다 깔끔했고, 수 많은 여행객이 보여서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스탄불에 도착했을때 부터 유럽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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