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아르메니아 행 밴을 찾아 탔다.
6시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산이 많아서 속이 꽤 울렁거렸던 것 같다.
조지아, 아르메니아를 오가는 와중에는 화폐 단위가 달라서 환전시기나 돈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아침도 제대로 못먹고 출발했고 휴게소에 들렸었지만 당시 하루 몇 천원짜리 숙소에서 묵던 우리 입장에서는 다른 화폐로 큰 손해를 보면서 음식을 사먹기가 쉽지 않아서 작은 빵으로 허기만 대충 떼우고 차에 다시 탑승했고, 몇시간째 쓰린 속을 잡으면서 참았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도,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그저 조금 더 아끼기위한 결정이었지만 그 시간들이 그렇게 서러웠고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다. 굶주림때문에 마음속으로 흐느끼며 울고있을 때 아르메니아 할머니 한 분께서 엄청 큰 빵을 뜯어서 형과 나에게 건네 주었다. 어른이 주시는 것은 사양하지 않는 것도 예의지만 우리 형제는 다른 분들이 친절을 베푸는 걸 항상 사양하는게 예의라고 생각하고 커왔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계속 사양을 했다. 우린 아르메니아어, 러시아어를 하지 못하고 할머니는 영어를 하지 못하시기에 대화는 통하지 않았지만 손짓과 표정으로 대화했다.
할머니는 강제로 빵을 쥐어주시면서 먹으라고 했고 우린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천천히 먹었다. 중간 중간 우리가 다먹었는지를 확인하시는걸로 보아 다먹으면 다시 주실 것 같았고 그런 친절이 우리입장에선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최대한 천천히 먹었지만 역시나 우리 손의 빵이 없어지기가 무섭게 다시 주셨다. 사양하는 우리를 거의 혼내다시피 하면서까지 먹이려고 하셨다. 너무 배가 고팠던 그 당시 입장에선 배고픈걸 어떻게 아셨지 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 할머니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아직까지도 그냥 스쳐지나간 그 순간이 너무 생생해 잊지 못하고있다.
여행자가 많지 않은 조지아나 아르메니아에서는 동양인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 할머니께서는 동양인 청년 두명이 빵을 먹으려다가 돈이 없어서 못먹는다고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겠다. 손자같이 보였을 수도 있고...
아르메니아에서 지내는 동안 조지아에서 지냈던 곳과 비슷한 수준의 호스텔에서 머물렀고 예레반은 트빌리시에 비해 조금 더 깔끔하고 거리가 정돈된 느낌이었다.
당시 3월이었지만 반 년간 따듯한 나라에 있다가 온 우리입장에선 추위가 감당이 안될만큼 매서웠다.
편안했던 기억이 많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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